K리그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에서 올 시즌 꾸준하게 선발 기용 중인 공격수 조규성(22)이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대구 FC를 잡고 리그 개막 이래 3연승을 달렸다. 잠잠했던 외국인 선수 무릴로도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전북은 공격 선택지가 더 다양해졌다.
전북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에서 대구를 맞아 후반 시작과 함께 터진 무릴로의 선제골과 후반 24분 조규성의 추가골로 2대 0으로 승리했다. 다소 갑갑했던 이전 경기와 달리 2골 이상을 뽑아내는 안정적인 공격력이었다.
대구는 전북을 상대로 이날 전반 동안 선전했다. 대구의 ‘하늘색 버스’는 최영은 골키퍼가 지키는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굳건하게 버티며 좀처럼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 동안 전북이 기록한 유효슈팅 3개에서도 그나마 돋보였던 건 이용의 크로스에 이어진 조규성의 헤딩 슈팅 정도였다.
조규성은 이날 부지런히 전방을 뛰어다녔지만 대구 수비진의 견제 아래 몸싸움에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이 끝난 뒤에는 벤치에서 대기 중인 K리그 최고령 공격수 이동국이 몸을 풀며 교체 출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공격을 전북이 주도하는 가운데 대구는 간간히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한번에 좌우로 벌려서 측면을 활용한 역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공격의 연결점 역할을 해줘야 할 세징야의 빈 자리가 작지 않아 보였다.
경기 흐름이 뒤집힌 건 후반 시작과 함께였다. 전북이 대구 페널티박스 외곽에서 공을 좌우로 전환시키던 중 중앙에서 공을 잡은 무릴로가 드리블로 적진 왼쪽 측면을 뚫었다. 개인 기량으로 측면을 허문 무릴로는 왼발 슛으로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본인의 K리그 데뷔골이었다. 반전을 노리고 외국인 선수 데얀과 츠바사를 투입한 대구로서는 허무한 순간이었다.
추가골은 조규성의 몫이었다. 후반 24분 왼쪽 측면에서 김진수가 올린 크로스를 쿠니모토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최영은 골키퍼에게 맞고 나왔다. 조규성은 튕겨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골문으로 쇄도하며 그대로 꽂아넣었다.
데뷔골 뒤에도 조규성은 활약을 이어갔다. 후반 31분에 상대 수비에서 공을 가로채 단독으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데뷔골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는지 후반 추가시간에는 무리한 태클로 연달아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K리그1 데뷔골과 데뷔 퇴장을 당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대구는 공격에 나섰지만 후반 40분 김선민이 교체 출전한 김보경을 향해 깊은 태클을 시도하다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