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초 2아웃 상황에서 KIA 타이거즈 3번 타자 최형우가 타석에 섰다. KIA가 2-3으로 끌려가던 상황. 1스트라이크 2볼에서 최형우는 4구째를 타격했다. 볼이 1루수 로맥 쪽으로 쉽게 흘러 SK 와이번스가 손쉽게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로맥의 송구는 1루로 달려간 투수 하재훈의 글러브 위로 높게 날아갔고, 기회를 틈타 최형우는 2루 베이스를 밟았다. 다 잡은 승리를 날릴 수 있는 SK의 실책이었다.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이어 타석에 들어온 나지완이 기나긴 승부 끝에 하재훈의 8구를 쳐 좌익수 오른쪽 뒤 2루타를 때려냈다. 최형우는 손쉽게 홈 플레이트를 밟아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손 쉽게 결정날 것 같았던 SK의 승부는 연장 12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4연패 위기에 처한 SK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12회 말 2아웃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올라선 SK 노수광과 KIA 투수 홍건희의 풀카운트 승부. 노수광은 집중력을 놓지 않고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결승타를 때려냈다. 그렇게 SK는 3연패 수렁을 벗어났다.
SK는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프로야구 KBO리그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4대 3으로 승리했다. SK 선발 투수 핀토는 7이닝 동안 13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장타를 허락하지 않은 데다 위기관리에 성공하며 2실점(1자책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선 노수광이 끝내기 안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KIA는 선발 투수 이민우가 제 몫을 다했다. 이민우는 3피안타 2볼넷 2삼진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7이닝을 책임졌다. 타자들의 방망이도 불을 뿜었다. 유민상(4안타), 나지완(3안타), 박찬호(2안타)가 모두 멀티 히트 이상을 올렸다. 15안타를 몰아쳤지만 3득점에 머문 중요한 순간 결정력이 다소 아쉬웠던 KIA였다.
SK는 10연패를 끊은 뒤 다시 4연패를 당할 위기를 극복하며 한 숨 돌렸다. 다만 그동안 활약이 좋았던 2루수 김창평이 6회초 수비에서, 한동민은 6회말 타석에서 각각 부상을 입은 건 악재다.
인천=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