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자(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신문 1면이 코로나19 희생자 1000명의 이름과 짤막한 부고로 가득 채워졌다. 10만명에 육박하는 미 전역의 코로나19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례없는 파격적 편집을 감행한 것이다. NYT는 지면이 배달되기 전 트위터에 1면 사진을 공개하며 “그들은 단순히 명단 속 이름으로만 남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였다”고 추모했다.
이번 기획을 주도한 사이먼 랜던 그래픽 에디터는 “우리 모두가 코로나19 수치를 보는 데 지쳐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점이나 막대 그래프만으로는 희생자들이 누구였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희생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들 역시 다양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 지면을 만들기 위해 연구원, 편집자, 대학원생으로 이뤄진 팀을 짠 뒤 미 전역 각지의 신문과 온라인 등에 게재된 1000명의 부고문을 일일이 찾았다. 코로나19가 사인으로 기재된 이들의 부고 기록이었다.
부고문을 읽은 편집팀은 상실된 삶들을 짤막한 문장으로 복원시켰다.
NYT 국내면 편집자 마크 레이시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겪고 있는 희생들을 100년 후의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이 뒤돌아 살펴볼만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