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V-리그 남자부 최초 외인 감독 영입

입력 2020-05-24 16:31
산틸리 감독의 지도 모습.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사상 처음으로 외인 사령탑을 영입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55) 감독이다. 산틸리 감독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력분석관인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와 함께 입국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구단은 선진 훈련시스템 접목과 유럽 배구의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봤다”며 “선수단에 새 변화를 모색하고자 유럽 다수 프로팀과 호주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 산틸리 감독을 영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그동안 박기원 감독 체제에서 최상위권 전력을 영입했지만 선진 배구를 접목해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외인 감독 영입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산틸리 감독은 평소 한국 배구에 관심을 가지며 영상으로 V-리그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터 출신의 산틸리 감독은 지도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을 맡아 U-21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이탈리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2017∼2018년에는 호주 남자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프로 무대에서는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리그 등에서 팀을 맡았다.

산틸리 감독은 대한항공 합류를 앞두고 “배구를 지도하고 사랑하며 평생을 보냈고, 다양한 국가에서 최고의 경험을 했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행복이 중요하다. 대한항공에서 함께 할 도전이 매우 흥분되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레니 코치의 지도 모습. 대한항공 제공

산틸리 감독과 함께 입국한 올레니 코치는 유럽 무대 경험과 함께 중국 리그도 경험했다. 전력분석 분야의 최고 전문 코치 중 하나로, 대한항공에서도 선진 전력분석 기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산틸리 감독과 올레니 코치는 먼저 해외 입국자에 적용되는 2주 자가격리를 이행한 뒤 선수단을 만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산틸리 감독은 체육관 옆에 있는 연수원에 머물며 자가격리를 할 예정”이라며 “해당 연수원은 자가격리 기간에 건물을 폐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틸리 감독은 V-리그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여자부에서는 일본인 반다이라 마모루가 흥국생명 코치,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한 시즌(2010-2011)을 치른 바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