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발송, 온라인 면접’…조선대 슬기로운 대학생활.

입력 2020-05-24 09:33 수정 2020-05-24 09:35

‘커피 쿠폰 발송부터 홍보대사 온라인 면접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한 이후 조선대에 등장한 ‘新 풍속도’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감염 전파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학생 없는 학교’가 된 대학가에 ‘비대면 온라인 캠퍼스 문화’가 자의반 타의반 확산되고 있다.

이 대학 법사회대학 법학과와 공공인재법무학과는 “이달 초 신입생 160명의 비대면 상담 기초자료 설문조사 과정에서 카페 기프트콘을 휴대전화로 일일히 발송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학과 교수진은 카페 한 잔을 제공받는 기프트콘과 함께 “만남이 어려운 만큼 인연은 더 강하리라 믿는다. 커피 한 잔 하면서 우리의 만남을 기다리자”는 문자를 첨부했다.

조선대는 코로나19의 창궐로 입학식이 취소되고 비대면 강의가 시작된 이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MT 등 모든 학내 행사가 중단되거나 연기된 상황이다. 두 학과 지도교수들은 해마다 캠퍼스에 활기를 불어 넣던 신입생 얼굴을 올해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마주하지 못했다.

대학 측은 제23기 홍보대사 ‘푸른나래’ 모집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1차 서류전형에 이어 2차 전형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예년에 실시하던 ‘대면 면접’을 생략했다. 대신 지원자들이 개인영상을 제작·제출하도록 한 뒤 전화면접을 가졌다. 총 52명의 지원자 중 28명이 1차를 통과했는 데 지원자들은 춤과 노래 등을 영상에 담아 다양한 끼를 표출했다.

홍보대사 담당직원은 “대면 면접의 긴장감이 사라진 탓인지 지원학생들이 오히려 자신의 개성을 더욱 발랄하게 표현했다”며 “매년 홍보대사 선발을 해왔지만 학생들이 이토록 자신감이 넘친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대학 측은 2차 면접에는 합격한 13명을 대상으로 한 달 간의 수습평가를 거쳐 6월 중 홍보대사를 최종 선발한다.



조선대 교원양성대학 시민교육 역량강화사업단은 ‘코로나19로 변화된 나의 삶’이라는 주제의 공모전을 가졌다. ‘2020 특별한 봄을 만들다’를 부제로 한 공모전에는 69명이 61점의 각종 창작품을 출품했는데 ‘아이패드’ ‘UCC(User Created Contents 사용자 제작 콘텐츠)’ 등을 활용한 독창적 만화와 글, 에세이가 코로나19로 달라진 대학생활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

코로나19로 학교·사회 활동이 멈춘 일상에서 생긴 시간적 여유를 가족과 함께 보낸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은 학생들이 많았다.

취업학생처는 재학생·졸업생을 대상으로 다앙한 온라인 취업강좌, 자격증 강좌 등을 제공하고 코로나19 이후 맞춤형 취업대책을 수립하는 등 비대면 학생지원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밖에 원스톱학생상담센터은 재학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유선·무선 전화를 통한 비대면 상담, 코로나19극복 마음돌봄 tip 안내, 명상전문가 운영 유료앱 등을 통해 학생들을 돕고 있다.

민영돈 총장은 “1664년 유럽에 흑사병이 널리 퍼져 케임브리지 대학 등이 휴교 했을 때 아이작 뉴턴은 당시 생소한 중력의 개념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몰두해 큰 성과를 냈다”며 “모든 재학생들은 물론 지도교수들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지(STOP)’를 긍정적·발전적 에너지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