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사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는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받아들이고 나서다.
김 차관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2분기부터는 분기 전체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취업자 수는 3월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4월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4월 실직자 상당수는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임시 일용직이었기에 향후 소득 둔화와 분배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차관으로서 양극화를 바라만 보고는 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 차관은 “단기적으로 보면 저소득층의 충격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시계를 길게 보면 오히려 위기는 양극화를 완화 해소하는 좋은 기회가 도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차관은 “사람들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쿨 충격은 그간 미뤄왔던 양극화 해소와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 실행의 추진 동력을 제공한다”며 “위기가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잘못된 상식을 깨는 계기가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할 때”라고 했다.
특히 이번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소득분배 수준을 나타내는 5분위 배율(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이 지난해 1분기 5.18에서 5.41로 악화됐다. 이에 김 차관은 “직전 분기까지 지속되던 소득 개선 흐름이 코로나19로 반전됐다”며 “경상소득만 감안하면 5분위 소득 증가율이 절반 수준인 3.4%로 줄어들기에 분배지표 변화에 대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차관은 “분기 소득은 연간 소득에 비해 변동폭이 커서 실제 소득분배 수준을 과대 혹은 과소 평가할 위험성이 있다”며 “가계동향조사 소득분배 통계는 어디까지나 연간소득 조사인 가계금융복지 조사의 보조지표”라고 덧붙였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