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 출신 유경준 “부정선거 없음 확률이 98.4%”

입력 2020-05-21 16:38
통계청장 재임 시절의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 윤성호 기자

통계청장 출신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21대 총선 부정선거 의혹 근거로 거론되는 월터 미베인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의 분석에 통계학적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소속 일부 의원과 보수 유튜버들이 미베인 교수의 분석을 토대로 개표조작 의혹에 불을 지폈는데 이를 사실상 반박하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통계전문가 미베인 교수는 지난달 공개한 논문 초안에서 한국의 21대 총선을 분석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얻은 1434만여표 중 9.8%인 141만여표가 부정하게 얻은 표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유 당선인은 “우리나라에는 사전투표인단이 정해져 있지 않고 누구든지 의사가 있으면 사전투표를 할 수 있는 구조”라며 “미베인 교수는 이러한 한국의 선거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21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분석 보고서에서 “미베인 교수는 사전투표에서 발생한 100%에 가까운 투표율 중 상당 부분은 실제로는 ‘기권’을 했지만 민주당 표로 둔갑된 것 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의 사전투표 제도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미베인 교수의 ‘오류’를 바로잡아 미베인 교수의 방식대로 분석을 다시 해보면 부정선거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유 당선인의 주장이다. 유 당선인은 “‘부정선거 없음’ 확률이 98.4%로 21대 총선의 부정선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됐다”고 밝혔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투표용지를 들어 보이며 개표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이 투표용지들이 경기도 구리시선관위에서 분실된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다만 유 당선인은 “미베인 교수의 연구자료에 오류가 있다고 해서 부정선거 논란이 벌어지게 된 원인과 과정, 선관위의 시스템 전반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정당이 다시 한 번 국민의 신뢰를 받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올바른 비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현재 사전투표에 한해서 공개되는 연령별·성별·지역별 로데이터(raw data)를 당일투표까지 확대해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그래야만 (일부 지역의 민주당과 통합당 사전투표 득표율이) 63:36이라는 ‘의문의 비율’이 이번 선거의 단순한 경향성(전략적 행위)이었는지, 혹은 부정의 여지가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고, 사전투표 제도의 문제점을 따져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유 당선인은 동료 학자들과 함께 분석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술지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를 거쳐 박근혜정부 시절 통계청장을 지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