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 비리’ 적발…안 팔리는 제품, 살아남는 이유 있었다

입력 2020-05-21 16:21
군 국방마트(PX)에서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의 판매 실적을 부풀린 납품업체와 군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판매 실적이 유지되면 PX에 계속 납품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부사관이 출입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별관의 모습. 2020.5.8 ondol@yna.co.kr/2020-05-08 14:41:48/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3월 일부 PX에서 부정거래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며 “국군복지단 자체 감사 결과 일부 지역에서 유통질서 문란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고 업체에 대해서는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계약해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복지단은 전국 군 마트 200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비리가 확인된 PX는 경기 고양과 포천 지역 PX 20여곳이다. 일부 납품업체들은 판매 실적이 저조해 납품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제품들을 위주로 한 허위 주문을 PX 판매 보조원 등 군 관계자들에게 요청했다. 복지단은 PX 입점 제품 중 판매가 저조한 하위 30%는 다음해 납품을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기 없는 제품을 퇴출시키면서 장병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부풀린 판매 실적은 600만원가량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들은 허위 주문의 대가로 명절 선물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단 감사실은 관련자 50여명에 대한 감사를 거쳐 복지단 법무실에 징계를 요청한 상태다. 국방부는 다른 지역 PX에서도 비리 정황을 발견해 추가 감사와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