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보다 조코비치가 까다로워” 나달 코치의 ‘빅3’ 평가

입력 2020-05-21 14:26
2012년 로마 마스터스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린 라파엘 나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페더러는 이 시대 최고의 선수지만 조코비치가 상대하기 더 까다로운 선수였다.”

남자 프로테니스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의 삼촌이자 코치로 2017년까지 나달의 곁을 지켰던 토니 나달(59·스페인)이 최근 유로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남자 테니스 ‘빅3’ 선수들에 대한 코멘트를 남겼다. 로저 페더러(39·스위스·4위)보다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1위)를 상대하는 게 더 까다로웠다는 게 골자다.

토니 나달은 “페더러는 정말 훌륭한 선수이기에 그의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페더러의 플레이 스타일은 우아할 뿐 아니라 정말 효율적”이라며 “내가 만약 라파엘의 코치나 삼촌이 아니었다면 항상 페더러가 이기는 걸 응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페더러는 한 시대를 리드해온 전설적인 테니스 선수다. 나이가 40이 가까워진 지금까지도 세계랭킹 5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고,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횟수에서도 라이벌 나달(19회), 조코비치(17회)보다 더 많은 20회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나달은 유독 페더러와 대결에서 전적이 좋다. 상대 전적에서 24승 16패로 앞서있다. 조코비치를 상대로 26승 29패로 열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토니 나달은 “우리에게 있어서 상대하기 어려운 쪽은 페더러보다 조코비치였다”고 상기했다.

토니 나달은 “페더러를 상대할 때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조코비치와 경기할 땐 우리가 정확히 그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파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 조코비치보다 페더러와 대결하는 게 더 낫게 느껴졌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페더러와 조코비치 가운데 누가 더 좋은 선수인지를 판정하자는 취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토니 나달은 1990년부터 2017년까지 조카인 나달의 코치로 일했다. 나달은 메이저 단식 우승 19회 중 16회를 토니 나달과 함께 이루며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함께 했다.

최근의 기세를 볼 때, 조코비치는 나달에게만 상대하기 힘든 상대가 아니다. 지난해엔 호주오픈과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 우승컵 2개를 들어올려 프랑스오픈과 US오픈을 제패한 나달과 메이저 대회를 양분했다.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테니스 국제대회가 잠정 중단되기 이전 또 다시 호주오픈을 제패하며(2연속 우승), 랭킹포인트에서 나달을 크게 앞선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