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타고투저’ 대만프로야구 공인구 교체

입력 2020-05-21 10:25
대만 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 선수들이 지난 4월 12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퉁이 라이온즈와 2020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을 받고 하이파이브를 대신해 각각 깍지를 끼며 입장하고 있다. 중신 브라더스 트위치 화면 캡처

대만프로야구가 ‘타고투저’로 논란을 일으킨 공인구를 교체한다.

대만 일간 자유시보는 21일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이 공인구를 바꾸기로 결정했다”며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하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PBL은 우리나라의 한국야구위원회(KBO)처럼 대만프로야구를 주관하는 단체다.

CPBL 공인구는 최근 반발계수 1차 측정에서 0.574, 2차 측정에서 0.571을 각각 나타냈다. 이는 기준치인 0.540~0.580 안에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로 볼 수 있다. 반발계수가 높을수록 타구는 멀리 뻗어나간다. 타자에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대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중단된 세계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르게 재개됐다. 지난달 12일에 개막해 정규리그를 한 달 넘게 진행했다.

그 사이에 타격은 마운드를 압도하고 있다. 4개 팀으로 운영되는 대만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선두 라쿠텐 몽키스의 팀 타율은 0.355나 된다. 최하위 푸방 가디언스의 팀 타율도 0.291로 3할대 목전에 있다. 웬만한 타자도 3할대 안팎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투수들은 애를 먹고 있다. SK 와이번스에서 푸방으로 옮긴 헨리 소사는 올 시즌 대만프로야구 5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6.83을 기록했다. SK 시절과 비교하면 심각한 부진에 빠져 있다. CPBL은 반발계수를 0.550~0.570으로 하향한 공인구를 제조하도록 업체에 요청했다.

한국에서도 타고투저로 인한 공인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KBO의 공인구 반발계수 기준치의 상한선은 0.423으로, 대만의 변경된 하한선보다도 낮게 적용돼 있다. KBO 공인구는 지난해부터 사용돼 왔다. 지난해의 경우 올해와 다르게 ‘투고타저’ 현상이 발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