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남자’ 日검찰총장 후보, 산케이 기자와 밤새 내기마작

입력 2020-05-21 10:13 수정 2020-05-21 10:14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법까지 바꿔 차기 검찰총장(검사총장)에 앉히려던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이 결국 내기 도박 논란으로 사퇴했다. 친정권 인사로 꼽히는 그의 낙마로 아베 총리는 다시 한번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21일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기자들과 내기 마작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구로카와 도쿄고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주간지 슈칸분슌(주간문춘)은 이날 발매된 최신호에서 구로카와 검사장이 지난 1일 오후 산케이신문 기자의 아파트에 들어가 다음 달 오전 2시까지 내기 마작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 그는 법무성 조사에서 내기 마작을 한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베 총리는 친정권인사였던 그를 차기 검찰총장으로 점찍었다. 지난 2월 퇴직했어야 하는 그의 정년을 6개월 연장하는 전례 없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맞춰 정부가 검사장 등 간부의 정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까지 추진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직면했다. 결국 보류했지만 야권에서는 정권이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라며 공세를 높였다.

주간지 슈칸분슌 최신호에 실린 구로카와 검사장의 내기 마작 의혹.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정권이 차기 검찰총장에 앉히려던 구로카와 히로무 도쿄고검 검사장. 교도통신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구로카와 검사장의 도박 논란으로 또 한 번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문제를 드러난 가운데 법까지 개정해 자리에 앉히려던 고위공직자가 긴급사태 발령 기간에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구로카와 검사장은 도박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구로카와 검사장이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가 보류된 이후 주변에 “내 인사를 둘러싸고 국회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