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윤미향, 이용수 할머니 만나 ‘언플’ 시도했지만”

입력 2020-05-21 09:32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왼쪽 사진)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과의 화해설을 일축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혹은 윤미향 측에서 억지 화해를 시키려 했지만 잘 안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20일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민주당과 정의연, 윤 당선인 측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을 용서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분위기를 보아하니, 윤미향 건은 ‘제2의 조국사태’로 갈 것 같다”면서 “이용수 할머니와 화해. 그것을 계기로 총력 방어태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대충 그렇게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바탕 시끄럽겠다”면서 “조국은 갔지만, 조국 프레임은 계속 사용될 거다. 이번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한명숙 총리 건을 보라. 이미 끝난 사건도 뒤엎으려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후 4시간 뒤 이 할머니가 ‘용서한 것 없다’고 밝힌 보도가 전해지자 진 전 교수는 다시 글을 남겼다. 그는 “민주당 혹은 윤미향 측에서 언론플레이했군요”라며 “아마도 이용수 할머니를 설득해 억지 화해를 시킨 후, 이를 계기로 윤미향 사수의 전선을 구축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잘 안 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보도를 보라. 이용수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했다?’ 무더기로 오보를 낸 셈인데, 윤미향 측 ‘선수들’의 말을 들었으면, 과연 그 말이 믿을 만한지 이용수 할머니에게 다시 확인했어야 한다”고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이어 “어쨌든 언론을 통해 세계를 날조하는 저들의 방식이 또 한 번 드러났다”면서 “세계는 이렇게 만들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어느 단체, 어느 조직에나 비리는 있을 수 있다. 구조적으로 허용된 곳에선 크건 작건 비리가 존재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제는 비리 혹은 비리 의혹이 발생했을 때 그걸 처리하는 방식”이라며 “아무리 큰 비리라도 모든 것을 숨김없이 공개하고 깨끗하게 처리하면, 그 조직은 외려 신뢰를 받는다. 반면 아무리 작은 비리라도 그것을 은폐하고 변명하고 두둔할 경우, 그 조직은 신뢰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당이라면 윤미향의 누추한 변명이 아니라, 할머니의 한 맺힌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윤미향을 청산하지 않는 한 위안부 운동의 도덕성에 생긴 상처는 절대로 치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