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멍청이’ ‘미친사람’ 등의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중국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미친사람(wacko)이 방금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 이 멍청이(dope)에게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 좀 해주라”고 비아냥댔다.
앞서 궈웨이민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변인은 양회 개막(21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일부 미국 정치인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왔다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는데 그들의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패권 추구를 위해 코로나19를 이용했다고 비난한 사람들은 편협하다”고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언급에 격양돼 워싱턴 시각으로 이른 아침 분노의 트윗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세계보건기구(WHO)를 향해 중국 편향을 바꾸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영원히 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WHO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면서 연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이 오히려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갈등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기술전쟁과 언론 갈등, 대만·홍콩 관련 외교전에 이어 감정싸움도 격해지는 양상이다. 중국은 미 국무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부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집권 2기를 축하하는 성명을 내자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