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학평조차 몰라요… 돌발 ‘등교 중지’ 교육당국 어수선

입력 2020-05-20 18:04

고3 수험생 등교 첫날이었던 20일 우려대로 곳곳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당황말고 차분하라”고 했던 교육 당국이 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 지역 고교 절반 이상이 이른 아침부터 교문을 다시 닫아걸었지만 정부는 오후 늦게까지도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시행 여부를 판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교육 당국이 준비 부족을 드러낸 부분은 학평 시행 여부다. 고3 수험생 입장에선 객관적으로 자신의 대입 준비도를 가늠하는 기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차례 연기됐기 때문에 고3 학생들이 기다려 왔다. 문제는 인천 지역이다. 인천 지역 고교 66곳의 경우 21일 등교가 불투명해졌다. 따라서 학평을 치르는지, 시행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 교육 당국과 방역 당국이 결정해야 한다.

결정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도 내려지지 않았다. 인천 연수구의 한 고교 3학년 담임교사는 “(지금 오후 4시 30분인데) 아직 내일 시험을 볼지 말지 지침이 내려온 게 없다”며 답답해했다. 호남지역 고3 학생은 “선생님이 ‘내일 시험볼지 말지 뉴스 잘 챙겨보고 시험 안본다면 교과서 가져오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도 시험 보는지 안보는지 모른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등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오후 3시 30분으로 예정했던 인천 계양구 안남고등학교 방문을 급히 취소하고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인천시 보건당국을 직접 만나 등교 여부를 협의했다. 교육부는 인천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학평을 치를 방침이다.

학생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등교를 중지하는 범위도 불확실하다. 인천 지역 고교들의 경우 20일 오전 확진된 고3 학생과 접촉한 인원이 많았다. 방역 당국은 90여명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고 교육 당국은 ‘수백명’이라고 밝혔다. 누구와 접촉했는지는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확실해질 전망이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다른 주변 학교들도 학생을 귀가조치 시킨 이유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에서 앞으로도 얼마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학원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섞이는 경우가 많다. 인근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 문을 닫아야 하는지 학교 현장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교육부는 등교 이후 각 지역별 특이동향을 오후 4시 기준으로 취합해 다음 날 오전 공개할 방침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