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총리가 가구당 2장씩 무상으로 배부한 천마스크 덕분에 대란이 해소되고, 가격도 떨어졌다고 자화자찬했다. 불량 마스크, 세금 낭비 등 각종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비판을 무마하려는 의도라는 평가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마스크의 배포로 수요가 억제된 결과 매장 등에서 품귀 현상이 서서히 개선되고, 오르던 마스크 가격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애초 의도한 데로 ‘무상 마스크’발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가 판단의 근거를 묻자 “(아베노마스크가) 도쿄 등에 도착하고 난 뒤 매장에서도 마스크가 팔리기 시작한 게 아닌가. 매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베노마스크 배포와 대란 해소와의 인과 관계를 설명하지 못한 셈이다.
아베노마스크는 ‘아베의 마스크’라는 뜻으로 아베 총리가 지급키로 한 천마스크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베노믹스에 빗대 아베 정권의 마스크 정책을 비판하는 말로 쓰인다.
아베노마스크는 지난 18일 기준으로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등 13개 도도부현에 1450만매가량이 배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장에 마스크가 진열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 아베노마스크를 받지 못한 가구가 대다수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SNS상에서는 이를 두고 “아직 마스크가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무슨 소리냐” “실패를 인정하지 못하고 성공한 것(정책)으로 비틀어 버렸다”는 등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불량품을 보내고, 검품 비용까지 대면서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고 힐난했다.
아사히신문은 스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뿌리 깊은 만큼 배포 효과를 어필하려는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일 우편으로 전국 5000만 가구에 재사용이 가능한 천마스크 2장씩을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가 역풍에 직면했다. 마스크 한 장 가격이 260엔(약 3000원)이고, 배송에만 128억엔(약 1430억 원)이 드는 등 총 466억엔(약 52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밝혀지자 전시성 대책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곰팡이가 피거나 머리카락이 나오는 등 불량 논란도 끊이질 않았는데 최근 검품에만 8억엔(약 92억 원)이 든다고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