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로나 터널 안에서 내비게이션 상의 차량 위치가 엉뚱하게 표시되던 문제가 해결될 전망이다. 차량 위치 파악에 사용되는 GPS 신호가 닿지 못했던 음영지역에 ‘GPS 음영 해소기술’이 적용된다.
서울시는 지하도로·터널에서도 지상에서처럼 GPS 신호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GPS 음영 해소기술을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다음 달 남산1호터널에 우선 적용한 뒤 내년까지 500m 이상 시 전체 터널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내 시민 누구나 SK텔레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T맵’을 통해 해당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GPS는 사용자가 위성에서 보내는 신호를 받아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하지만 지하나 터널처럼 GPS 신호가 끊기는 곳에서는 정확한 위치 계산이 어렵다. 내비게이션이 차량 위치를 잘못 파악한 탓에 운전자가 길을 잘못 드는 식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일부 버스 승객들도 GPS 음영지역의 피해자다. 지하 잠실광역환승센터 내 버스 위치 파악이 부정확한 탓에 해당 버스들의 도착 예정시각이 틀릴 때가 많았다.
GPS 음영 해소기술은 지하공간이나 터널에 ‘미니 위성’ 여러 개를 설치해 신호 사각지대를 없애는 원리다. 기존 GPS 신호와 동일한 신호를 발생시키는 기기가 50~100m 간격으로 설치돼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운전자는 아무런 추가 장치를 설치하지 않아도 기존 스마트폰이나 차량 내비게이션을 활용해 차량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서울시는 남산1호터널 외에도 흥지문·북악·정릉 등 총 20개 터널, 약 29.8km 구간에 12억원을 투자해 GPS 신호 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개통 예정인 서부간선지하도로와 동부간선지하도로 등 모든 지하도로에도 설치할 방침이다.
GPS 음영 해소기술은 다양한 서비스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지하주차장에서 내 차 찾기와 따릉이 등 공유 이동수단 위치 찾기, GPS 상 이동 거리 기반 결제시스템 정확도 향상, 지하터널 내 시설물 관리, 지하철 내비게이션 등 새로운 융·복합 서비스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