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예수성심시녀회 옛터 입간판 설치

입력 2020-05-20 16:50
20일 포항제철소 내 3고로공장에서 진행된 제막식에서 남수희 포항제철소장이 예수성심시녀회 일행들에게 주요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건립 당시 자발적인 이주로 지금의 포스코를 있게 한 예수성심시녀회를 기리고자 입간판을 설치하고 20일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남수희 포항제철소장과 김알로이시아 예수성심시녀회원장, 최재영 천주교 4대리교구장 신부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제막식이 끝난 후 예수성심시녀회 일행은 포항제철소 내부를 견학하며 수녀원의 희생으로 성장한 포항제철소의 기술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1968년 대한민국 경제 부흥을 위한 포항제철소가 들어서며, 부지 내에 있던 ‘예수성심시녀회’ 수녀원은 20년간 가꿔온 보금자리를 기꺼이 내주고 지금의 대잠동으로 이전했다.

1960년대까지 수녀원이 있던 곳은 매년 500만t에 달하는 쇳물을 생산하는 3고로공장 부지다.

예수성심시녀회는 1935년 12월 파리외방선교회 소속 남 루이 델랑드(Louis Deslandes) 신부에 의해 설립됐다.

설립자 남 신부는 일제의 핍박과 6·25의 민족 수난 속에서도 투철한 선교 정신으로 미개척지를 찾아 1950년 포항시 영일만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예수성심시녀회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보육원, 양로원, 무료진료소, 무료급식소, 나환자정착촌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이웃들을 돌보는 데 앞장섰다.

1960년도에는 신부와 수녀를 비롯해 700여명의 가족을 거느린 동양 최대 규모의 시설로 거듭났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당시 수녀원의 자진 이주를 계기로 인근 주민들도 적극 협조해 포항제철소가 무사히 건설될 수 있었다”며 “예수성심시녀회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나눔 활동을 통해 인연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