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천사’도 사들이는 SPV 출범…기간산업안정기금 내달 투입

입력 2020-05-20 16:47 수정 2020-05-20 16:48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가운데)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 차관,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연합뉴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사들이는 10조원 규모의 특수목적기구(SPV)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가동한다. 중앙은행이 한국은행법의 위기 대응 의무에 따라 SPV에 직접 대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20일 제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AA~BB등급 회사채와 A1~A3의 CP·단기사채를 매입하는 SPV 설립을 의결했다. 다만 BB등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투자등급(BBB-이상)’에서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일명 ‘추락 천사(fallen angel)’ 기업으로 한정된다. 이자보상비율이 2년 연속 100% 이하인 기업도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기는 3년이다.

10조원 규모의 SPV에는 산업은행이 정부 출자를 바탕으로 1조원(10%)을 출자하고, 1조원(10%)은 후순위 대출을 한다. 나머지 8조원(80%)은 한국은행이 선순위 대출을 해준다. 정부 출자금의 경우, 3차 추가경정예산과 2021년 정부 예산안에 각각 5000억원이 반영된다. 한은 대출은 SPV가 자금을 요청하면 실행되는 ‘캐피털 콜’ 방식이다.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는 또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세부운용 방안도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총차입금이 5000억원 이상이고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인 항공·해운 업종 대기업이다. 해당 기업은 고용을 최소 90% 이상(지난 1일 기준) 유지해야 하고, 지원 기간 중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된다. 연봉 2억원 이상 임직원의 보수는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된다. 정부는 다음달 중 기금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용할 전담조직인 ‘기간산업안정기금본부’을 신설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