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3개월간 ‘생이별’한 공군 의무장교 부부

입력 2020-05-20 16:23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 2월부터 3개월간 ‘생이별’을 한 군인 부부가 있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 항공의무대대장 서종철 중령(43·공사 47기)과 제11전투비행단 항공의무전대장 김미정 중령(42·간사 41기)의 얘기다.

서종철(왼쪽) 김미정 중령이 20일 '덕분에 챌린지' 수어 동작을 함께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병 건강관리와 환자 진료 등의 임무를 수행해온 이들 의무장교 부부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자 소속 부대 의무 책임자로서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각자의 부대에서 유증상자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뢰하고 확진자 동선 및 격리 상황을 수시로 확인했다.

공동생활이 필수적인 군부대에서 코로나19는 더욱 위협적이다. 이들 부부는 코로나19 예방수칙, 소독방법 등을 장병들에게 교육하는 데 집중했다.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군내 확진자가 늘어나던 시기에는 더 주의를 기울였다. 다행히 소속 부대에서 집단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2003년 결혼 후 4년간을 제외하고 주말부부로 지냈다. 서 중령이 소속된 제10전투비행단은 경기도 수원에 있고, 김 중령이 있는 제11전투비행단은 대구에 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 대응을 위해 약 3개월간 떨어져 있었다. 부부는 휴가제한 조치가 해제된 이달 초가 돼서야 얼굴을 보게 됐다.

김 중령은 20일 “지난 2~3월에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것처럼 눈앞이 캄캄했다”며 “그럼에도 모두 최선을 다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 중령은 “임무 수행을 위해 임지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일과 육아를 도맡아 하는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두 아들에게 든든하고 모범이 되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아내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