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문제, 회계공시 등을 두고 논란의 중심에 선 정의기억연대가 20일 예정대로 정기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불과 30m 밖에서는 보수단체가 맞불집회를 열어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갔다.
정의연은 20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0차 수요시위를 열었다. 군데군데 흰머리가 보이는 생머리에 회색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사과로 시작하는 정의연 이사회의 입장문을 읽어내려갔다.
이 이사장은 “문제 해결을 소망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한 점에 슬픔과 아픔을 느낀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겸허히 듣겠다”고 사과했다.
회계투명성 논란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이 이사장은 “한국 공인회계사회에 외부 회계감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며 “허위사실에 기반한 보도와 예단을 부디 삼가달라”고 호소했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원로들도 입장문을 내 정의연에 힘을 실었다. 윤정옥 전 이화여대 교수,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등은 입장문에서 “할머니들은 수동적인 피해자가 아닌 활발한 인권운동가”라며 “정대협의 재정이 피해자 생활지원에 전부 쓰이지 않았다는 비판은 할머니들을 오히려 서운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을 대표로 읽은 한국염 정의연 운영위원장은 “2015년 한일합의 정보를 활동가가 독점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화해치유재단의 피해자 지원금을 정대협이 받지 못하게 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는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정의연의 회계내역과 윤미향 전 이사장의 개인 계좌 등을 공개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몇몇 보수 유튜버도 욕설을 섞어 정의연과 윤 전 이사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 일부는 집회가 끝난 뒤에도 남아 수요시위 참석자 일부와 고성을 주고받았다. 앞서 홍정식 활빈단 대표 등 일부 보수단체 회원이 수요시위 장소에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에게 제지당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