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지마, 하라, 또 집가라” 인천 고3의 ‘멘탈 터지는 하루’

입력 2020-05-20 15:57 수정 2020-05-20 17:42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고교 3학년생들의 등교가 시작된 20일 인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3 확진자가 2명 발생했다. 인천 고교 66곳의 학생들은 전원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에는 “멘탈이 나갔다” “인천 고3 역대급” 등의 불만글이 10건 이상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일 수험생 커뮤니티 ‘수만휘’에는 “영화 같았던 3시간의 등교와 하교”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인천 소재 고교에 재학 중인 고3 학생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그야말로 멘탈이 터지는 하루였다”고 했다.

작성자는 “어제 갑자기 제가 다니는 학원에 접촉자가 있다며 오늘 등교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오늘 오전 9시쯤 그 학생이 음성 판정 받았으니 학교에 오라는 지시를 듣고 예정보다 늦은 2교시에 입실했다. 2교시는 음악 시간인데 뮤지컬 감상을 하던 도중 갑자기 교사 긴급 회의가 열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그 시간 동안 자습을 하려고 책을 펼쳤다. 하지만 교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천 관내 많은 학교에서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며 모두 짐을 챙겨서 귀가하라고 했다.

그는 “첫날부터 이렇게 난리가 나는데 등교 강행 결정이 타당했는지 묻고 싶다”며 “온라인 수업을 지속하다가 인원을 분산해 등교 시험을 치는 방안이 차라리 낫다. 그게 아니더라도 충분히 대안은 존재했을 텐데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실효성 없이 미루다니… 가장 위험한 시점에 학교를 여는 교육부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고3이 실험 대상인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등교 강행에 찬성하는 입장에 반박했다. 작성자는 “등교 강행을 찬성하는 분들은 노래방이나 클럽은 다 되는데 왜 학교는 못가냐는 논리를 든다. 학교는 그런 업소들과 성격 자체가 다른 기관”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고교생들이 그렇게 주책스럽게 돌아다니는 것도 아니다”라며 “대다수 학생들은 정부의 지침도 준수하고 가정에서 성실히 공부한다. 위험한 상황에서 학교에 나가 일부 철없는 행동으로 확진된 학생들에게 전염된다면 그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느냐”라고 분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다른 학생은 다소 다른 입장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인천 고3 억울한거 아닌가요”라며 “인천 지역은 내일 모의고사도 취소 확정이라던데… 학교 가는 횟수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적어질테고 불공평하다”고 글을 적었다.

입시와 관련해 불안감을 보이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한 학생은 “오늘부터 시험 대비 제대로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그런데 3교시쯤 집에 가라고 하셔서 집에 왔다. 선생님은 원격수업으로 당분간 해야할 것 같다고 하신다. 중간고사도 없어질 수 있다던데… 저는 내신 포기하고 정시로 돌려야 할까요?” 등의 글을 남겼다.

또 다른 학생은 “인천 지역 외의 학교는 지금 등교개학을 했다. 아마 계속하게 되면 인천 고등학생들은 너무 불리한 것 아니냐. 다른 학생들은 동아리, 대회, 상담 등 많은 활동을 할텐데 인천 고등학생들은 너무 타격이 큰 것 같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런 사태가 일어난 마당에 전국 모든 학교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