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23세의 나이에 한국에 입국해 일생을 소외된 여성과 청소년 지원에 바쳐온 영거 수산나 메리(83) 여사에게 대통령 표창인 ‘올해의 이민자상’이 수여됐다.
법무부는 20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세계인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유공자들에게 포상을 수여했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에서는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올해로 기념식은 13주년을 맞았다.
영국 국적의 수산나 여사는 6·25 전쟁 후 대한민국의 참상을 몸소 체험하며 낙후된 농촌의 자립기반 마련 등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했다. 1960년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영어교수를 시작으로 대구가톨릭여자기술원장 등을 역임했다. 가톨릭여자기술원에서 가난으로 소외된 여성들에게 미용 등 기술교육을 실시했다. 미혼모 지원 및 청소년 교육 등의 공로로 2011년 대구 명예시민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수산나 여사는 외삼촌과 사촌오빠가 6·25 한국 전쟁에 참여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19년간 다문화가정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컴퓨터 무료 보급 등 자원봉사활동을 해온 충남다문화가정협회 박인규 회장과 재한외국인의 인권보호에 기여한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센터장 노경신)에도 대통령표창이 수여됐다. 박 회장은 1급 중증 척수장애인이지만 지난 2001년부터 약 5000여명에게 컴퓨터 교육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 화성시외국인복지센터는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미등록 외국인주민을 대상으로 무료진료서비스를 실시하고 2012년부터 이민자를 위한 이동상담소, 노동상담 등 복지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6·25 전쟁과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 재한 외국인이 함께했던 것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도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번 기념식은 당초 주한외교사절 및 재한외국인 등 1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유공자 및 가족 40명으로 참석인원을 축소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