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레드·나노셀 TV 생산 인도네시아로 옮기는 이유

입력 2020-05-20 15:25

LG전자가 구미 TV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11%를 기록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원가 경쟁력을 높여 TV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이르면 연내에 인도네시아 찌비뚱 공장 TV 생산능력을 강화해 아시아권 TV 거점 생산기지로 육성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95년 준공된 찌비뚱 공장은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조립, 품질검사, 포장 등 전 공정에 자동화 설비도 대거 확충해 생산능력을 50% 늘린다.

대신 현재 구미사업장 TV/사이니지 생산라인은 기존 6개에서 4개 라인으로 줄인다. 구미사업장은 롤러블, 월페이퍼 등 고도화된 생산 기술이 필요한 최상위 프리미엄 TV와 의료용 모니터를 전담 생산한다. 신제품 양산성 검증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수행한다.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LG전자의 주력 모델은 더 이상 구미에서 만들지 않고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인건비는 국내의 7분의 1수준”이라며 “LG전자 TV 원가 경쟁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글로벌 TV 생산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인 구미사업장을 필두로 권역별 거점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는 찌비뚱(인도네시아), 유럽은 므와바(폴란드), 북미는 레이노사/멕시칼리(멕시코)에 위치한 생산 공장이 각각의 시장에 TV를 전담 공급한다.

LG전자는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사무직과 기능직을 포함한 구미사업장 인력을 전원 재배치한다는 방침이다. TV 관련 직원 5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은 같은 사업장 내 TV 생산라인과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에서 근무를 지속한다.

일부 직원들은 경기도 평택 소재 LG디지털파크로 근무지를 옮기고, TV 관련 서비스와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LG전자는 평택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특별 융자 △전임비 △근무지 이동 휴가 △주말 교통편 제공 등 주택 마련과 근무환경 변화에 대한 편의를 제공한다. LG전자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