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첫날 충북 고3 학생 17명 코로나 ‘의심’

입력 2020-05-20 12:46 수정 2020-05-20 19:07
청주 양청고는 20일 정문과 본관 현관에 '그대들이 있어 학교가 아름답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된 등교가 20일 고3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됐지만 일부 학생들이 고열 등의 증상을 보여 교실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에서 17명의 학생이 발열과 설사 등의 증상을 보여 귀가했다.

충북소방본부와 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 고3 학생 1만3737명 중 1만3452명이 등교했다. 이 가운데 9개교 17명(청주 13명, 증평 2명, 제천 1명, 영동 1명)이 이날 등교했다가 발열과 설사, 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이들 중 15명은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병원과 보건소 선별진료소로 이송됐다. 나머지 2명은 보호자와 함께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생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다시 등교할 수 있지만 학교장은 가정학습을 하도록 하는 자율 보호조치를 할 수도 있다.

그동안 조용했던 도내 일선 학교는 학생들의 웃음으로 가득 찼다. 양청고는 정문과 본관 현관에 ‘그대들이 있어 학교가 아름답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교직원, 학부모회 대표, 학교운영위원들은 등교 축하 떡을 나눠줬다. 시험을 볼 때 필요한 사인펜, 수정 테이프, 음료수 등도 전달하며 학생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가운데)이 20일 청주 금천고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진천 광혜원고등학교도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마스크와 초코파이·음료수 등 간식, 담임 교사의 축하 글이 담긴 환영 선물을 전달했다.

청주 금천고는 교문 앞에 “오늘 아침 왜 이리 설레지?”, “아, 너희들이 오는 날이구나!”, “사랑해, 환영해, 보고 싶었다” 등의 글귀가 쓰인 플래카드가 걸고 학생의 등교를 환영했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도 이 학교를 찾아 등교하는 학생들을 격려했다.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는 한 곳으로 통제돼 있었다.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교사들은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로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일일이 체크했다.
청주 금천고등학교가 20일 차분한 분위기 속에 등교수업을 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제공

도교육청은 학교마다 책상 거리 띄우기나 좌석 칸막이 설치로 학생 간 거리를 1~2m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학생 수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은 특별실 등을 교실로 활용하도록 안내했다. 급식실은 이용 시간 조절이나 교실 이동 급식, 지그재그 좌석 배치, 칸막이 설치 등을 사정에 맞게 선택하도록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