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역대 최대… 집은 샀는데 물건은 안 샀다

입력 2020-05-20 14:37

가계가 대출·카드사용 등으로 진 빚(신용)이 올해 3월 말 현재 1611조원에 달했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주택담보대출은 15조원 이상 급증했다. 다만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등 판매신용은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부진 영향 탓이다.

한국은행은 2020년 1분기 말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20일 발표했다. 1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모든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다.

지난해 4분기보다는 11조원 늘어난 수치다. 증가폭은 지난해 4분기(27조7000억원)보다 누그러졌다. 다만 지난해 1분기(3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대출 증가량이다.

특히 가계대출이 1521조7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7조2000억원 불었다. 지난해 1분기(5조1000억원)과 비교해 빠른 편이다. 그 중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4분기 말보다 15조3000억원이 늘어난 858조2000억원이다. 한 분기 증가액으로 보면 2017년도 3분기 15조9247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말 부동산 규제 발표와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다주택자 등이 집을 내놓으며 1분기 주택 거래가 활발했다”고 분석했다.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29만3000호였으나 올해 1분기는 32만5000호로 늘었다. 특히 전세대출 규제가 1월 시행되며 직전 수요가 물렸는 측면이 있다.

반면 1분기 판매신용 잔액(89조6000억원)은 6조1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