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강제 추방될 예정이던 한국 국적의 70대 남성이 캘리포니아주 이민자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 국적의 안모씨(73)가 17일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메사버드 이민자 구치소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며 “안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ICE에 따르면 1988년 미국에 입국해 영주권자 자격으로 체류해왔던 안 씨는 2013년 총기 사용으로 인한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형기를 마친 뒤 강제 추방 절차를 밟기 위해 이민자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안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며 미국 사법 당국에 보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 법원은 지난주 이를 기각했다.
안씨를 대리해 코로나19 보석을 신청했던 미국 시민단체 시민자유연합(ACLU) 남부캘리포니아 지부는 “안씨가 지난 2월 21일부터 구치소에 수감됐다”며 “그가 당뇨와 고혈압, 심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기에 보석을 요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씨의 동생은 ACLU를 통해 성명을 내고 “형은 이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화가 난다”고 밝혔다. 그는 “형은 인간이었다”며 “그러나 그들(미국 이민당국)에게 형은 단지 숫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자 구치소에) 형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ICE의 위탁을 받아 민영 교도소 업체 지오그룹이 운영 중인 메사버드 이민자 구치소는에서는 2172명의 수감자 가운데 1073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화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