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잠적한 베트남인을 찾아낸 베트남 출신 귀화 경찰관 이보은 경장(경기도 광주경찰서 소속)이 “베트남어로 된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내 연락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인 확진자를 설득해 코로나19 확산경로를 알아내는 등 큰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 경장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건이 벌어진 당시의 추적과정을 설명했다. 불법체류자였던 A씨는 지난 1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강제 출국을 우려해 보건당국의 연락을 회피했다. 이 경장은 “A씨가 연락을 피하자 보건당국이 직접 우리 경찰서로 협조요청을 해왔다”면서 “A씨와 연락을 하기위해 베트남어로 된 문자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경장은 “베트남어로 정말 급박한 상황이니 통화하고 싶다. 시간 있으면 전화 받으라고 문자를 보냈다”면서 “A씨가 모국어로 된 문자를 보고 내 전화를 받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가 됐을 때는 우선 A씨를 안심시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장은 “A씨를 설득해 코로나19 확산경로를 알아내는 데는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제도’를 고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제도란 불법체류자여도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경우 출입국사무소에 불법체류 사실을 알리지 않아도 된다. 불법체류자가 범죄피해를 당해 경찰에 신고할 경우에도 불법 체류 사실을 통보하지 않는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외국어 특채 경찰관을 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이경장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후 한국에 산지 15년 됐다”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상담일을 하면서 외국인 관련 업무를 돕는 경찰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베트남 출신이라는 점이 경찰 현장 업무에서 도움이 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앵커가 “일각에서는 취업이 힘든 상황인데 왜 귀화인 출신 경찰관을 뽑아주냐는 식의 악플도 있다”고 말하자 이 경장은 “정원 외로 뽑는 특례채용이고 각자 자기 역할이 있기 때문에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유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