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스타트 끊은 고3…“반갑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해요”

입력 2020-05-20 09:5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중단됐던 등교 개학이 20일 다시 시작됐다.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이날 학교로 발걸음 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는 오전 7시부터 고3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다. 마스크를 쓴 10명의 교사가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을 맞았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야 너 오랜만이다”라고 웃으면서 말을 건넸다. 정문에서 만난 김모(18)군은 “친구들 만날 생각에 좋기도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걱정되기도 해요”라며 웃어 보였다.

학교는 방역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모든 교직원과 학생이 정문에서 한줄로 서서 발열체크를 하고, 손소독제를 바른 뒤에야 학교에 들어설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에도 각별히 주의했다. 안내를 돕는 교사는 계속 “모두 거리 두기! 한줄씩!”이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입구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한 줄로 통제하며 “이쪽으로 와야 한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등교하는 학생이 갑자기 몰리자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상황도 벌어졌다. 오전 7시 40분쯤 16명의 학생이 경복고 앞에 줄지어 서자 사실상 통제가 어려워졌다. 교사들도 우왕좌왕하며 줄을 세웠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은 교문에 들어오지 못하는 게 원칙이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한 학생이 교사를 지나쳐 학교에 들어가는 일도 생겼다.

발열 체크 때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했지만, 이외 시간엔 학생 간 스킨십이 자주 일어났다. 둘 셋 모여서 등교하는 학생들은 마스크를 끼고도 계속 대화하며 학교로 걸어왔다. 말하다 웃으면서 등을 때리거나, 목을 감거나 하며 장난치는 학생도 있었다. 한줄로 서서 열 체크를 하고 나면 다시 삼삼오오 모여서 교실로 향했다.

여전히 불안해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다른 김모(18)군은 “급식실에 가림막도 설치했다고 하고 학교에서는 철저하게 준비를 한 거 같더라”고 말하면서도 “땀 닦거나 그럴 땐 마스크를 아래로 내릴 때도 많은데, 방역에 틈틈이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