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덕 할머니 아들 “정대협, 팔아먹을 사람 없어서…”

입력 2020-05-20 09:13
고 김순덕(1921∼2004) 할머니의 생애 이야기를 다룬 책 '내 이름은 위안부가 아닙니다. 나는 김순덕입니다' 표지.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큰아들 A씨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비례대표 당성인(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정대협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A씨는 정대협과 수요집회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중앙일보는 20일 보도했다. A씨는 “지방 할머니들, 그 나이 많은 분들을 낡은 봉고차에 태워서 털털거리면서 수요집회에 오게 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했다”며 “나눔의 집 오는 사람들은 고급 관광버스, 승용차 타고 오는데 정작 우리 어머니는 낡은 차만 타고 수요집회에 가니까 ‘집회 갈 때 좋은 차, 관광버스 좀 타고 가는 게 소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대협이 잘한 일도 많지만, 잘못한 일도 많다. 팔아먹을 사람이 없어서 위안부 할머니들 이름을 팔아먹느냐. 제대로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말이 안 된다. 우리 어머니와 다른 기가 센 할머니들 계셨으면 당장 쫓아가 멱살을 잡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윤 당선인이 진정한 위안부 해결을 원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고 한다. A씨는 “위안부 문제를 매듭지으면 정대협 일자리가 끊어질 거 아니냐”며 “사실 1965년 한·일협정 때 정부가 합의를 잘못하고 처음부터 위안부 문제는 경시한 책임이 있다. 그래놓고 시민단체에 할 일을 떠넘겨서 시민단체 힘만 엉뚱하게 커졌다. 일본에 제대로 사과도 못 받고 시민단체에 배반 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학자든 인권변호사든 좋은 사람들이 회고록 등 올바른 기록을 남겼으면 좋겠다”며 “산증인이 아직 많다. 정대협은 안 된다. 자기들 유리한 것만 낼 것 아니냐. 공청회 등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얻게 된다면 할머니와 유족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지원과 예우를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2004년 84세로 숨을 거두기 전까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지내며 매주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