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실망”…보복 조치엔 ‘즉답’ 피해
미·중 무역분쟁 거론 “중국, 미국 농민들 표적 삼아”
WHO엔 “행동 고쳐야…미국, 독자노선 택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발견돼 세계 각국으로 퍼졌다”며 “그들(중국)은 그것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뒀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중국은 바이러스가 미국을 포함한 다른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중국에 대한 보복 결정을 묻는 질문에는 “난 보복에 관해선 얘기하지 않는다”고 답변을 피해갔다.
그는 지난 1월 15일 서명됐던 1단계 미·중 무역합의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많은 구매를 시작하고 있지만, 나는 지금 그 합의에 대해 3개월 전과 다르게 느낀다”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 일어났다”고 중국을 반복해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농민·목축인들을 위한 지원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층인 미국 농민들에 ‘반중(反中) 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미국 농민·목축인·식량 공급 체인을 돕기 위해 마련된 190억 달러(약 23조원) 규모의 지원금 지급을 발표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중국이 불공정하게 우리 농민들을 표적으로 삼았을 때 우리(미국 정부)는 (농민들을 돕기 위해) 2800만 달러(약 343억원)를 직접 지원했다”면서 “이 돈은 중국으로 왔고, 우리가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으로부터 돈을 받아 미국 농민들을 지원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중국은 이 돈을 내기 위해 그들의 환율을 (조작해) 평가절하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지원금 190억 달러 중 160억 달러(약 20조원)가 농민·목축인들을 위해 직접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지원금은 중국에서 초래된 글로벌 펜데믹과 관련해 농민들이 입은 손해를 보상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거친 협상을 해 수백억 달러의 관세를 거둬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2년 전 120억 달러(약 15억원), 그리고 지난해 160억 달러를 각각 중국으로부터 받아 농민들에 돌려줬다”면서 “우리는 중국에 ‘매우 고맙다’고 말했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이전에는 중국이 우리에게 10센트(약 126원)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임 행정부를 비난하면서 자신의 성과를 부각시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은 에이브러햄 링컨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된다”면서 “나 트럼프처럼 농민들을 대우해준 대통령이 없다”고 강조했다. 링컨 전 대통령까지 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에 서한을 보내 미국의 자금 지원 중단과 회원국 탈퇴까지 시사한 것과 관련해선 “서한에 쓰여 있다. 다시 설명하고 싶지 않다. 그 서한은 매우 자세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기본적으로 그들(WHO)은 그들의 행동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면서 “그들은 미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들에 대해 훨씬 더 공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과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