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이 19일(현지시간) WHO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독립적인 조사 실시에 합의했다.
AP통신 등은 이날 WHO 194개 회원국이 화상으로 진행된 세계보건총회(WHA)의 제73차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WHA는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결의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의 이번 결정은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의 기원 등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 호주, 유럽연합(EU) 등은 팬데믹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필요성이 있다며 국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EU는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을 조율하기 위한 WHO의 노력에 대해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종합적인 평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놨으며, 이는 100여개의 WHO 회원국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전날 “경험과 교훈을 평가하고, 팬데믹에 대한 국가적·국제적 준비와 대응 개선을 권고하기 위해 최대한 적절한 시기에 독립적인 평가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안에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EU 등은 사실상 중국에 화살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초반 심각성을 은폐해 전 세계적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해왔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지난 3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코로나19 사태가 어떤 경로로 이렇게 심각해졌는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 EU는 이제껏 중국을 대할 때 너무 순진했다”고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은 자신들 역시 코로나19의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팬데믹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반발해 왔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여겨지는 중국은 당초 독립 조사를 반대하는 입장을 폈지만, 마지막에는 결의안에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다만 조사가 WHO의 주도하에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