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엠블럼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비유한 디자인이 일본 현지에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가 된 건 일본 주재 특파원협회 월간지 ‘넘버원 신문’ 4월호 표지에 실린 이미지였다. 도쿄에 거주 중인 영국 디자이너 포세케리 앤드류가 그린 해당 디자인은 도쿄올림픽 엠블럼인 이치마쓰 문양 주위에 ‘T’자를 조합한 형태로, 하단에는 ‘COVID-19’라고 적혀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코로나19 올림픽’이라는 풍자를 담은 것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는 찬반 의견이 빗발쳤다. “기발한 풍자”라는 호평이 있는 반면, “노골적인 조롱”이라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직위는 19일 “해당 디자인은 명백히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일본 주재 특파원 협회 측에 삭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인명과 경제 등 막대한 피해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회 상징인 엠블럼과 연관된 디자인을 게재한 건 대단히 유감”이라면서 “협회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협회 측의 대응에 따라 향후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디자인을 만든 앤드류 디자이너는 “코로나19가 일본에 미친 영향에 대해 나타낸 것으로 거기에는 당연히 도쿄올림픽도 포함된다”며 “일본 정부와 도시를 비판할 의도는 없었다. 단지 일본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올림픽 연기 결정에 코로나19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은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