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수 신창원 요구대로… 독방 CCTV 철거 “인권 침해”

입력 2020-05-19 22:29
1999년 신창원 체포 당시 YTN 보도화면 캡처

‘희대의 탈옥수’로 불린 무기수 신창원(53)씨가 수감된 독방의 감시용 CCTV가 신씨의 요구대로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광주교도소는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내부 검토를 거쳐 신씨가 수감된 독거실의 감시용 CCTV를 철거했다.

앞서 신씨는 “20년 넘게 독방에 수감된 채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서 신씨는 “CCTV를 통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까지 노출되고 있다”며 “전자영상장비를 통한 감시를 20년 넘도록 지속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당초 교도소 측은 “장기 수형 생활로 인한 정서적 불안으로 진정인이 언제든 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해하는 행위를 할 수 있고, 다시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전자장비를 이용한 계호(교정시설서 수용자를 감시하는 행위)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긴 시간 신씨를 독방에 수감하고 CCTV로 감시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크게 제한한 행위라고 보고 신씨가 수감된 광주지방교정청 산하 교도소와 법무부 장관에게 개선을 권고했다.

신씨는 강도치사죄로 무기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1997년 교도소를 탈옥했으나 2년 6개월 뒤 검거됐다. 이후 20여년간 독방에 수감돼 CCTV를 통한 ‘특별 계호’를 받아 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