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 영웅’ 석해균 선장, 해군 떠나며… “할 수 있다”

입력 2020-05-19 21:10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015년 1월 21일 '아덴만 여명작전' 4주년 기념식이 열린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내 최영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아덴만의 영웅’으로 불리는 석해균(67)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8년간의 해군 교관 임무를 수행하고 퇴직하며 장병들에게 의미있는 조언을 남겼다.

19일 해군에 따르면 석 전 선장은 이달 31일 퇴직하면서 해군 장병들에게 “안 된다는 순간 끝이다. 결국 나는 할 수 있다는 각오로 매사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할 수 있다”는 당부를 남겼다.

석 전 선장은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인 ‘아덴만 여명작전’ 과정에서 총상을 입었지만, 이국종 아주대 교수의 수술을 받고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해적 피랍 당시 운항 속도를 늦추는 등 기지를 발휘한 그는 2012년 6월 1일부터 해군리더십센터 안보교육교관으로 임용돼 해군 장병 등에게 ‘해양안보’ 교과목을 가르쳤다.

석 전 선장은 국방, 외교, 경제 등의 측면에서 ‘바다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의했다. 1970년부터 1975년까지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한 석 전 선장은 “후배 장병에게 독특한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며 “해군 부사관 출신으로 해군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8년간의 근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소방관들에게 했던 강의라고 했다. 석 전 선장은 “소방관들에게 ‘위기 때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를 주제로 강의한 적이 있었다”며 “강의를 기억한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침착하게 위기를 극복했다고 한다. 뿌듯하고 보람 있었다”고 회상했다.

석 전 선장은 “처음 해군 리더십센터에 들어왔을 때 목발을 가지고 출퇴근했는데, 이렇게 지내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2013년 1월 1일부터 목발 없이 출퇴근했다. 언젠가는 뛰겠다는 꿈을 가지고 매일 운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3월 리더십센터 트랙을 한 바퀴 뛸 수 있을 정도로 다리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면서 “후배 장병을 교육했다는 경험과 함께하면 된다는 신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다”고 뭉클해했다.

석 전 선장은 “교관으로 근무하는 기간 자체가 내게는 행복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퇴직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내가 가진 특별한 경험을 살려 교육을 계속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해군 장병을 또 교육하고 싶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