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회계 문제에 野 “부실하기 짝이 없다” 맹공

입력 2020-05-19 19:51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 전신) 상임대표 시절 회계 관리를 불투명하게 한 의혹과 관련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공익법인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은 관리 책임이 있는 행안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진 장관은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기억연대 관련 질의를 받자 “10억원 이상 기부금을 받는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행안부가 관리하지만 등록 관청(정의연의 주무 관청은 국가인권위원회)이 따로 있는 만큼 어느 정도까지 행안부가 감독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검토하겠다”며 “철저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진 장관은 정의연에 지난 11일 기부금 회계와 관련한 증빙 자료를 요청했고, 오는 22일까지가 답변 기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여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본다”며 “증빙 자료를 보고 위법한 사안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행안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윤재옥 미래통합당 의원은 “기부금 10억원 이상으로 행안부가 관리하는 단체가 31개다. 그런데 사실상 감독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며 “2017년도 정의연의 회계감사보고서를 봤는데 정말 부실하기 짝이 없다. 사용 명세를 보면 ‘피해자 지원사업에 썼다’ 등 수박 겉핥기식으로 형식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 이렇게 관리하니까 회계 부정 의혹 사안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도 “행안부가 지금까지 정의연이 기부금을 어디에 썼는지에 대한 지출 자료를 그동안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액 대비 지출액이 현저히 적어서 이를 법인이 현금으로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은 정상적인 기부 법인의 사업 행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 논란으로 기부 문화가 위축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NGO나 시민단체의 회계 투명성에 대해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기부금 모집과 처리, 집행결과보고서와 관련한 제도를 개선해서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로 인해 국민이 기부하는 행위가 위축되거나 제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전혜숙 행안위원장은 “기부금에 대한 회계 투명성을 조속히 밝혀서 처음에 시행한 좋은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투명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희정 김이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