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투자 사기당해… 기업 인수했다 수천억 손실

입력 2020-05-19 16:09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AP연합뉴스

‘가치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파산 위기에 처해있던 독일 기업을 인수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 프리시전 케스트파츠(PCC)는 2017년 2월 당시 8억 유로(약 1조706억원)를 주고 세계 최대 배관기기 회사 빌헬름 슐츠를 인수했는데, 이는 직원들이 가짜 주문서와 송장으로 조작한 에비타(EBITDA·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바탕으로 책정된 가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빌헬름 슐츠 내부 문서를 인용해 최소한 47건의 완전히 날조된 거래가 회사가 잘 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데 일조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빌헬름 슐츠는 사기 혐의 등으로 독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빌헬름 슐츠는 산패된 원유를 처리할 때 쓰는 스테인리스 환기구 등을 만드는 회사다.

앞서 미국중재협회 국제분쟁해결센터는 “지난 4월 9일 빌헬름 슐츠가 매수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투자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한 뒤 흔적을 지우려고 했다”며 “사기가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빌헬름 슐츠가 매각될 당시 가치는 1억5700만유로(약 2102억원) 이상으로 볼 수 없다”며 “PCC에 6억4300만유로(약 8611억원)를 돌려줘야 한다”고 봤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랭킹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순자산 675억 달러(약 82조7000억원)를 보유해 제프 베이조스(1130억 달러) 아마존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98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760억 달러) 루이뷔통모에헤네시 회장을 잇는 세계 4위 부자다. 그는 기업의 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토대로 주식을 사들이는 ‘가치투자의 달인’으로 평가받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