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열 ‘안아줘요’ 6월28일까지 세종비오케이아트센터

입력 2020-05-19 14:39

한부열 작가가 19일부터 6월 28일까지 비오케이아트센터에서 6층 갤러리에서 한부열 개인전 ‘안아줘요’를 개최한다.

자폐를 갖고 있는 한 작가는 30㎝ 자로 그리는 독특한 그림을 세상에 내놓고 있다.

자폐 장애가 있는 어릴 때부터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림을 통해 모든 것을 소통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30㎝ 자를 이용해 대상을 특징만 살리고 최대한 단순화 시켜서 망설임 없이 신속하고 빠르게 그림을 그려내는 게 특징이다.

마치 컴퓨터에 보관했던 이미 완성된 설계도를 프린트해내는 과정처럼 완결미를 자랑한다. 대상의 앞뒷면을 중첩시켜 평면에 표현하여 입체파를 연상시키는 그림이 등장한다. 완성된 작업을 보면 그의 핸디캡은 깨끗이 지워져 버린다.

한부열 작가의 일관된 규칙 아래 변주된 선들은 서로에게 기대고 연결되어 불특정 다수와의 수많은 만남을 말한다.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최상의 표현이자 사랑한다는 표현이 함축된 작품 ‘안아줘요’는 그가 마주한 수많은 인연을 차곡차곡 섬세하게 담아냈음을 보여준다.


그의 손끝에서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과 기억들은 독특하면서 따뜻한 그림으로 재탄생된다. 평소 일상에서 접한 상황이나 환경에서 느낀 감성을 망설임 없이 표현한다. 모든 물체들은 그를 통해 새로운 형태로 탄생되고 사람과 사물 간의 경계가 사라진다.

한부열 작가의 그림에는 현실에 대한 진솔함이 담겨있다. 그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과정의 일부이며, 그림에 한정시키지 않고 그것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나름의 방식이다. 마치 우리가 이방인을 만나 몸으로 대화하듯이 말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세상 안으로 한 발자국 더 내딛는다.

작품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걸으신 길을 일컫는다. 빌라도의 법정부터 부활하신 빈 무덤까지 14곳의 지점을 지정하여 십자가의 길을 순례하도록 한 것이다. 한부열 작가 역시 순례자가 되어 복음서에 나오는 장면과 연결해 열네 개의 그림으로 묵상하였다. 전시 일정과 맞물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그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기와 맞물려 더 진하게 다가왔나 보다. 그의 붓질이 간접적으로나마 관람객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한부열 개인전 ‘안아줘요’는 작가의 초기작부터 2020년 신작까지 4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는 세종시 비오케이 아트센터 6층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월요일 및 공휴일 휴관)이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