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다녀온 이재용, 자가격리 면제라는데…왜?

입력 2020-05-19 14:29 수정 2020-05-19 14:3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흘간의 중국 일정을 마치고 19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방문하는 사실상 첫 글로벌 기업인이 됐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산업 생태계 변화와 코로나19, 삼성 관련 재판 등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지난 17일 중국 현지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이튿날인 18일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 1월 브라질 방문 후 4개월 만의 글로벌 현장 경영이고 9번째 공개 행보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과거로부터의 변화와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안 공장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 기지로 2공장이 증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시안 2공장 투자 출하 기념행사에 이어 지난달에는 2공장에 필요한 기술진 200여명을 전세기로 파견했다. 이 부회장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해외 현장 방문 재개 첫 장소로 시안 반도체 공장을 택한 것은 ‘반도체 2030 비전’에 대한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미·중 갈등이 반도체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자 주력 분야인 메모리반도체 생산 현장을 챙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로 현장 설비 엔지니어들조차 꺼리는 중국 출장을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8일 오후 중국 산시성(陝西省) 후허핑(胡和平) 서기, 류궈중(劉國中) 성장 등 당국자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후허핑 서기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코로나19 초기에 삼성이 예방 용품을 제공한 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도움을 준 산시성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협력 분야를 넓히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를 통해 출장을 떠난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김포공항 인근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해외 입국자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한 경우에는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은 사흘간의 중국 출장 동안 코로나 검사만 세 번 받았다.

이 부회장을 수행했던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도 함께 귀국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