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노에 택시까지…학원강사 거짓말에 인천이 뒤집어졌다

입력 2020-05-19 14:01
지난 13일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확진자가 머물렀던 교회를 다녀온 주민들이 줄지어 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클럽을 다녀온 사실을 숨기고 수업을 하다 집단감염의 온상이 된 ‘인천 학원강사’ 확진자와 관련된 감염 사례가 일파만파로 늘고 있다. 그가 탔던 택시를 이용한 시민 중에도 확진 사례가 나와 감염 환자가 추가로 늘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인천시는 학원강사 A씨(25)가 촉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A씨가 일하는 학원 수강생이 방문한 코인노래방에서 2명이 나왔고, 그가 탄 택시와 관련된 이가 3명이다.

시에 따르면 확진자 B군(17)은 지난 6일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코인노래방을 다녀갔고, 어머니 C씨(36)도 B군과 접촉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노래방은 앞서 A씨의 학원 제자 2명이 지난 6일 방문한 곳이다.

B군과 어머니는 해당 노래방의 방문 이력이 있는 이는 검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시의 안내 문자를 보고 보건소를 찾았다. B군과 함께 코인노래방에 간 아버지는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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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추홀구 보건소에는 지난 6일 이 노래방을 방문했다며 검체 검사를 요청한 이들도 수백 명이나 돼 확진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여기에 더해 A씨가 이용했던 택시를 나중에 탄 중국 국적 부부 2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부는 지난 16일 마찬가지로 확진 판정을 받은 택시기사 D(66)씨의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지난 4일 학원 강사 A씨를 태웠지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쭉 택시 영업을 해오다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D씨의 4살 손자도 용인에서 이날 확진이 확인됐다.

현재 이 기간 D씨 택시에 탄 수백 명의 승객에 대해서도 검체 검사를 하고 있어 코인노래방처럼 택시 승객 중에서도 감염 환자가 추가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시는 택시 요금을 카드로 결제한 승객 143명의 명단을 확보한 상태이고, 현금 결제 승객은 태코미터(운행기록장치) 정보를 토대로 이동 경로를 확인한 뒤 안내 문자를 보내 검사를 유도할 방침이다.

앞서 A씨는 이태원클럽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하고, 동선까지 거짓으로 말해 방역 당국의 초동 대처에 혼란을 줬다. 확진 판정을 받을 당시 학원 강사라는 사실을 당국에 밝혔다면 수강생들을 자가격리 조치하면서 추가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A씨와 관련한 확진자는 이날 오전 기준으로 학생·유아 12명과 성인 10명 등 모두 22명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