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민심의 선택, 더는 왈가왈부 말아야” 극우 유튜버에 일갈

입력 2020-05-19 13:59
지난해 4월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김무성 의원이 참석해 앉아 있다. 뉴시스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이 최근 극우 유튜버들을 강하게 비판한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JTBC ‘전용우의 뉴스ON’에 출연해 최근 극우 유튜버들을 강하게 비판한 사실에 대해 진행자가 ‘선거 기간에 했으면 어땠겠냐’라고 묻자 김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당이 또 분열되는 단초를 제공해서는 안 됐다. 선거 때까지는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참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만 극우 유튜버들을 강하게 비판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82.4%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100% 탄핵 찬성했다. 우리 당 국회의원 중에 62명이 탄핵 찬성, 반대가 56명이었다. 이게 민심이었다”며 “하지만 (극우 유튜버들이)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고 탄핵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나를) 역적이라고 배신자라고 매도했다. 계속해서 분열 상황으로 치닫다 보니 당이 신용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결과 국민이 그러한 자들을 모두 퇴장시켰다. 더는 옳고 그름을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4·15 총선 참패 이유를 분석하며 “아스팔트 태극기 부대가 엄청나게 큰 사이즈인줄 알았는데 이번 투표로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며 “극우 유튜버들이 기고만장해서 보수의 가능성 있는 사람들을 비판해 다 죽여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조회 수 올리려고 자극적인 말 쏟아내고. 그래야 (조회 수가) 올라가니까” “전부 썩은 놈들” “걔들은 결국 다 돈 벌어먹는 놈들” 등 원색적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당시 대표가 지난달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상황실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4·15 총선에서 호남 지역 출마가 무산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후보들이 이번 총선에서 광주·전남·전북 지역구 28개 중에 2곳만 공천 신청을 하더라. 공당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수권을 바라보는 공당에서 2곳밖에 신청하지 않은 건 극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광주에서 당선될 리는 없지만 앞으로 교두보를 세우고, 광주 시민들과 호남 지역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출마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며 “당에서 받아줄 줄 알았는데, 생각이 좁은 자들에 의해 좌절돼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생각이 좁은 인물이 김형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과 황교안 당시 당 대표를 지칭하나’고 묻자 김 의원은 “답변하지 않겠다”면서도 “우리 당의 당헌·당규에는 상향식 공천이 적혀 있다. 국민에게 있는 공천권을 빼앗으려 하다가 분열이 생기고, 국민이 당을 비하하게 되고, 이래서 선거에 지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총선 전 지역구도 타파와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광주든 여수든 가리지 않고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오 당시 공관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김 의원의 호남 출마를 추진했다. 하지만 황 전 대표가 “그분의 출신 지역이나 경력, 해당 지역에서의 활동 상황을 종합해볼 때 국민이 쉽게 납득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며 사실상 김 의원의 호남 출마를 거절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토론,미래: 대안찾기'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앞으로 보수 세력이 정권을 탈환할 수 있도록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를 은퇴한 게 아니다. 2년 뒤에 있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우리 모두의 경륜을 모으는 킹메이커를 자임한다”면서도 “특정인을 거명해서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혹시 대권 도전도 염두에 두고 있나’라고 묻자 김 의원은 “억울한 점이 많지만, 상처를 많이 입었다 거기에 대해서는 멀어졌다”면서도 “정권은 반드시 우리가 찾아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