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40) 레인저스 감독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서 맞은 2번째 시즌에도 준우승에 그쳤다. 팀은 데뷔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중단됐던 리그가 결국 그대로 끝나면서 제라드 감독은 레인저스 감독 2년차에도 우승을 코 앞에서 놓쳤다.
스코틀랜드 프로축구리그(SPFL)은 18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SPL 12개팀과 논의한 끝에 SPFL 이사회가 2019-2020 시즌 SPL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지난 3월 이후 중단됐던 SPL은 결국 재개되지 못했다.
SPFL은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최종 순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각 팀이 치른 경기 수가 달라 리그가 중단되기 직전 ‘경기당 승점’으로 순위가 매겨졌다. 레인저스는 29경기에서 21승4무4패(승점 67점·경기당 2.3103점)를 기록해 30경기 26승2무2패(승점 80점·경기당 승점 2.6667점)의 성적을 거둔 ‘라이벌’ 셀틱 FC에 챔피언 트로피를 빼앗겼다.
셀틱의 우승은 지난 2011-2012시즌부터 9시즌 연속이자 통산 51번째다. 종전에 자 구단(1965~1974년)과 레인저스(1988~1997년)가 세웠던 리그 최다 9시즌 연속 우승 기록과 타이다. 다만 리그 최다 우승 기록은 여전히 레인저스(54회)가 갖고 있다.
제라드 감독으로선 코로나19로 인한 리그 중단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제라드는 첫 시즌이었던 2018-2019 시즌 23승9무6패(승점 78점)로 27승6무5패(승점 87점)를 거둔 셀틱에 뒤져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부임 직후 공식 12경기 무패행진(6승6무)을 달리고 셀틱과의 올드 펌 더비에서 2대 0 승리를 거두기도 하는 등 지도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2019-2020 시즌은 준우승의 아쉬움을 청산할 기회였다. 시즌 초반엔 15경기 무패(12승 3무)로 신바람을 내기도 했다. 셀틱보다 뒤져있긴 하지만, SPL은 K리그1처럼 상·하위 스플릿을 나눠 일정 후반을 진행하기에, 강팀들끼리 대적하는 상위 스플릿에서 성적을 낸다면 셀틱을 역전할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결국 코로나19 탓에 선수로서도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불운을 감독으로서도 되풀이하게 됐다.
4승11무15패(승점 23점·경기당 승점 0.7667점)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던 하트 오브 미들로디언은 시즌을 다 치르지 못하고도 다음 시즌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