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텍사스로부터…미국 프로 스포츠 개막 ‘시동’

입력 2020-05-19 12:35
중단된 텍사스 레인저스 구장의 모습. AP뉴시스

“한국 프로야구, 독일 축구, 자동차경주, 자선 골프 대회와 그 외 많은 것들 사이에서, 프로 스포츠가 이번 달에 천천히 전 세계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댈러스 모닝 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멈춰있던 미국 프로 스포츠가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 인구(약 3억2820만 명)의 약 3할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뉴욕주가 동시에 경제 활동 완화 지침을 표명하고 나서서다.

NBC스포츠 등 미국 언론은 19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프로 스포츠의 무관중 경기 진행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빈 뉴섬(53)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활동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6월 첫째 주쯤엔 무관중으로 프로 스포츠를 재개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텍사스주도 마찬가지다. 그렉 애벗(63) 텍사스 주지사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다음달 1일부터 프로 스포츠를 무관중 상태로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르면 아이스하키, 농구, 야구, 풋볼, 골프 등 각 프로 스포츠 리그는 경기를 진행하기 위한 안전 계획을 세운 뒤 주 보건서비스부에 제출하면 무관중 상태로라도 재개할 수 있다.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 주민들에게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안전하게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의미를 전했다.

날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앤드루 쿠오모(63) 뉴욕 주지사도 같은 날 뉴욕 주요 스포츠 팀들에게 무관중으로 시즌 재개를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키, 농구, 야구, 풋볼 등 무엇이든 (시즌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는 이들과 파트너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는 뉴욕 주민들에게도, 뉴욕주에도 최선의 이익”이라고 프로 스포츠의 재개를 독려했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53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9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하지만 인구수나 경제 규모에서 미국 50개 주 중 최상위권인 데다 수많은 프로 스포츠 팀들의 연고지인 세 주 주지사의 발언은 ‘위로부터’ 시즌 재개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인구 3951만 명)엔 5대 프로스포츠만 쳐도 총 18개 팀이 연고를 두고 있다. 텍사스주(인구 2900만명)와 뉴욕주(인구 1945만명)도 각각 10개, 9개 팀이 위치한 대규모 주다.

3월 13일 시범경기가 취소된 미국 프로야구(MLB)에선 벌써 스프링캠프 준비 시동을 건 구단도 나오고 있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은 20일 스프링캠프 시설인 로저 딘 스타디움을 다시 열고 선수들에 훈련을 허용할 방침이다. 3월 17일 문을 닫은 지 거의 2달 만이다. MLB 사무국은 7월 초 개막을 두고 선수노조와 협의 중인데, 이를 위해선 선수들이 약 한 달 전부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구단의 훈련 재개는 7월 개막을 위한 ‘아래로부터의’ 노력이라 볼 수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