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번 CNN 방송을 저격했다. 이번에는 기자의 마스크 미착용 문제를 지적했는데, 아들 에릭 트럼프도 합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라온 에릭의 게시물을 리트윗(공유)했다. 같은날 올라온 이 글에는 13초짜리 짧은 영상이 포함돼 있다. 백악관 브리핑룸을 촬영한 것으로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보라색 재킷을 입은 여성이 주인공이다. 영상 속 인물은 케이틀린 콜린스라는 이름의 CNN 소속 기자다.
콜린스가 일정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며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담긴 평범한 영상이다. 트럼프 부자는 콜린스가 걸어나가며 쓰고 있던 마스크를 내려 턱에 걸치는 장면을 문제 삼았다. 콜린스는 당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오른손으로 마스크를 살짝 벗는다.
에릭은 “CNN이 완전 말도 안 된다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드린다”며 “‘마스크 경찰’ CNN 기자 케이틀린 콜린스가 카메라가 꺼졌다고 생각하자마자 마스크를 벗다가 화면에 잡혔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을 리트윗하면서 “CNN 사기꾼(Faker)!”라는 글을 덧붙엿다.
CNN을 비롯한 여러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비판적인 논조의 보도를 해왔다. 트럼프 부자가 지적한 콜린스 역시 공식 석상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을 한 바 있다. 이전에도 CNN 보도에 노골적으로 불긴을 드러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문제를 역이용해 비난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과도한 공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했고 아들 에릭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안일하게 본다며 비판했다. 실제로 에릭은 지난 1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민주당이 미국 대선을 위해 이용하는 수단일 뿐”이라며 “11월 3일(대선일) 이후 코로나바이러스는 갑자기 마법처럼 사라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영상은 게시 하루 만에 286만 조회수를 돌파하고 2만건 이상 리트윗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자 콜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다시 리트윗하며 “코로나19로 9만명에 가까운 미국인이 사망했다”며 “그런데 미국 대통령은 내가 6초간 마스크 내린 것에 대한 트윗 글을 올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