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최초 국회부의장 후보 “윤미향 논란, 친일의 공세”

입력 2020-05-19 09:51 수정 2020-05-19 09:53

4선의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일 같은 당 윤미향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옹호하고 있다. 김 의원은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부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 당선인을 둘러싸고 위안부 쉼터 매입과 정의연 회계 문제 등이 일파만파 퍼지는 가운데 국회 지도부를 맡을 수도 있는 김 의원이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당선인 논란과 관련해 “친일·반인권·반평화의 목소리를 냈던 이들이 부당하게 공세를 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용수 할머니의 서운함은 이해하나, 이를 계기로 부당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윤 당선인, 정의연과 관련된 여러 가지 폭로랄까, 여러 가지 의혹 제기와 공격과 이런 것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부분은 지금 어쨌든 우리 이용수 할머니께서 제기한 부분이 있다”며 “순수한 의혹 제기나, 우리 할머니가 갖고 계신 여러 가지 그런 서운함, 이런 부분들은 저는 한 부분에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반역사적 세력의 공세도 있다고 봤다. 그는 “이것을 계기로 해서 그동안 친일, 반역사적인 그런 활동을 했던 극우세력과 거기에 공조하는 연구세력자들이 있고 정치세력이 있고, 언론이 있다”고 했다. 이어 “친일 반인권 반평화세력의 부당한 공세, 이 부분에는 저는 제대로 우리가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목소리가 어디 어디에서 나오는가하는 것들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저는 우리들이 (알리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저는 이 운동에 1990년도부터, 출발부터 참여했던 사람”이라며 “이 운동의 30년 동안은 윤미향이, 정의연 혼자 한 운동이 아니라 모든 국민과 양심세력들, 친일 반인권 반평화 세력에 저항했던 사람들, 특히 피해자 할머니들이 했던 운동이기 때문에 이 운동을 폄하하고 모욕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동료의원, 당선인들과 함께 지난 14일 정의연 관련 성명서도 냈다. 김 의원 등은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빌미로 친일·반인권·반평화 세력이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려는 운동을 폄하하려는 부당한 공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연이 설혹 작은 실수가 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활동의 의미와 성과가 부정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에는 강창일·김상희·김영주·남인순·박홍근·홍익표·송갑석·송옥주·정춘숙·제윤경 의원과 고민정·양향자·이수진·임오경 당선인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김 의원 등이 성명서를 낸 이후에도 정의연과 윤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이 경기 안성 소재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고가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의 아버지가 이곳을 운영했고 운영비를 받았다는 의혹과 정대협이 쉼터를 펜션으로 이용한 정황도 나오고 있다. 쉼터 인테리어에 1억원을 쓴 것과 윤 당선인이 2012년 2억원대 아파트를 경매로 현금 구매 한 것도 논란이다. 윤 당선인이 위안부 피해 증언자인 김복동 할머니 장례식의 조의금 입금을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낙연, 박범계 의원이 지난 18일 윤 당선인 논란에 대해 각각 “엄중하게 보고 있다” “국민정서법에 맞는지 보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국회부의장 출마를 위한 오는 25일 당내 경선 전에 윤 당선인의 거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