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가운데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19일 “언론이 제목을 뽑아 사람을 부정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는 송 의원이 대다수 여론과 동 떨어져 진영논리에 갇혀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의연의) 회계 문제 이런 것들은 정정해서 여러가지로 보완을 해야 될 사안이라고 보여진다”면서도 윤 당선인의 부친이 경기 안성시 위안부 쉼터를 관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언론이 사안을 부풀렸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언론에서 윤미향 씨 부친이 그 힐링센터 관리하는 데 7580만 원을 지급했다. 이렇게 써놔서 연봉인 줄 알았다”며 “자세히 봤더니 그게 아니고 지난 한 6년 간 한 달에 150만 원, 최근엔 50만 원 씩 지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 보도를 보면 자기들끼리 모금액을 가지고 자기 아버지 일자리를 만들어준 게 아니냐 이렇게 오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이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서 운영하는 사업에 가족을 동원한 것 자체가 특혜이자 월권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순히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송 의원은 또 “회계상 문제 같은 것들은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위안부 문제를 가지고 싸워왔던 시민 운동가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있어야 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매춘업에 비유했던 사람들에 대해, 조선일보가 어떠한 보도를 했는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일각에서 불거진 윤 당선인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신중한 기조를 보였다. 전날 같은 당 박범계, 이낙연 의원이 윤 당선인 사례를 두고 각각 “국민정서와 다른 것 같다”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는 결이 다른 셈이다.
송 의원은 윤 당선인에 대한 사퇴나 제명 요구에 대한 질문에 “자세한 상황을 더 알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 해명하고 점검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면서도 “정의연의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취지에 평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여당 주요 인사들과 당원 사이에서도 윤 당선인 문제를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꼽히는 송 의원이 윤 당선인을 옹호하는 의견을 내면서 당 내부에서도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자꾸 윤 당선인 문제를 승패로 보면 안 된다. 상식의 문제”라며 “빨리 털고 가는 것이 당이나 청와대에 무리를 덜 주는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