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복지장관 “WHO 실패로 많은 생명 희생”…중국도 겨냥

입력 2020-05-19 05:11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 AFP=연합뉴스

미국은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의 책임론을 강도높게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장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제73회 세계보건총회(WHA) 연설에서 “우리는 이번 사태가 통제불능에 빠진 주요 원인 중 하나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며 “WHO는 세계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취득하지 못했고, 그 실패로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차 총회를 주최한 WHO 면전에서 WHO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WHA는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에이자 장관은 WHO가 정보 공유와 투명성을 증진해야 한다는 핵심적 임무를 이행하는 데도 실패했다며 “현상 유지는 용납할 수 없다. WHO는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자 장관은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책임론도 제기했다. 그는 “이 사태를 숨기려는 명백한 시도로 적어도 한 회원국이 투명성 의무를 조롱했다”면서 “이는 전 세계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에이자 장관의 이날 연설은 중국이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고, WHO가 중국 편향적 태도를 취해 피해가 커졌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경제·무역 등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WHO에 대해서도 미국의 자금 지원을 한시적으로 중단해 마찰을 빚고 있는 상태다.

에이자 장관은 연설 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WHO는 중대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들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향한 그들의 행동과 중국의 행동이 테이블에 올라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