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당혹스러워할만한 정보 발견 가능성”
‘외로운 전사’ 시진핑 18일 WHA개막식 화상 연설
코로나19 팬데믹에 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결의안에 중국의 우방인 러시아를 비롯해 100여개국이 동참했다. 유럽연합(EU)이 초안을 작성한 이 결의안은 중국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조사가 시작되면 중국 정부가 당혹스러워할만한 정보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8일 보도했다.
결의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한 코로나19 대응으로부터 얻은 경험과 교훈을 재검토하기 위해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포괄적인 평가’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호주 정부가 당초 제안했던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조사’보다는 다소 완화됐다. 보다 많은 국가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CNN은 결의안에 러시아도 동참했음을 강조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외로운 전사’라고 부른 적이 있다. 푸틴은 농담이었지만 그 묘사는 점점 더 정확해보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EU를 비롯해 아프리카그룹, 영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22개국이 이 결의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 결의안 초안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의안은 이날 시작되는 세계보건기구 연례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WHO의 최고 의결기관인 세계보건총회(WHA)는 통상 보건정책과 예산 등을 다루는 행사지만 올해는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관한 조사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상태다.
시 주석은 WHA 개막식 연사로 나선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요청에 따라 시 주석이 개막식에서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우리는 열려있고 투명하며 숨길 것도 없고 두려워할 것도 없다”며 “우리는 국제적이고 독립적인 검토를 환영하지만 그것은 WHO에 의해 조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WHO가 중국 편향적이라며 자금 지원 중단을 압박한 바 있다.
WHA의 또 다른 의제인 대만의 WHO 가입 문제도 중국 입장에선 껄끄러운 문제다. 대만은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했지만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주석이 당선된 이후로는 이마저 제한되고 있다. 중국이 대만 통일 원칙인 ‘일국양제’에 반한다는 이유로 대만의 WHO 가입을 반대하고 있어서다. WHO에 가입하려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한데 중국은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