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맥주 코로나 없어서…” 멕시코서 1백여명 밀주 사망

입력 2020-05-19 00:15
멕시코 당국이 발견한 밀주. 이하 멕시코 푸에블라주 치콘쿠아우틀라시 페이스북 캡처

최근 멕시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해 맥주 공장이 문을 닫자 주민 100여명이 밀주를 만들어 마시고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는 멕시코 전역에서 메탄올이 들어간 불량 술을 마시고 사망한 이들이 최근 2주간 100명이 넘는다고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지역 푸에블라주 치콘쿠아우틀라시에서는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주민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 당국은 이들이 지난 주말 장례식장에서 공업용 메탄올이 섞인 불량 밀주를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당국은 문제의 주류를 판매한 상점을 폐쇄하고 약 200ℓ의 술을 압수했다. 술에는 생소한 이름인 ‘레피노’라는 상표가 붙어 있었는데 이는 ‘매우 좋다’는 의미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들이 마신 ‘레피노’라는 술에는 메탄올 등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멕시코에서는 이밖에도 할리스코와 모렐로스, 유카탄 등에서 술을 마시고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잇단 밀주 사망 사고를 코로나19 사태와 연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주류 수요는 늘었는데 멕시코 대표 맥주인 ‘코로나’를 생산하는 그루포 모델로와 하이네켄 멕시코가 조업을 중단하면서 편의점 등에는 맥주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류 판매 금지령도 내려져 다른 술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밀주 소비가 늘어나고 밀주 사고도 함께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당국은 사망 사고를 유발한 밀주 제조업자들을 추적하는 한편, 사람들에게 제조원이 불분명한 술은 마시지 말라고 당부했다.

유승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