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긴밀했던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틀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서로가 코로나19 싸움에 협력하기로 약속했으며 미국의 책임론에 함께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 전 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의 접경지역인 헤이룽(黑龍江)장성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중국으로 넘어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금 가게 하는 역할을 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6차례 통화하는 등 미국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같은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는 3차례에 그쳤다.
더군다나 지난달 26일 트럼프와 푸틴 두 정상은 미군과 옛 소련군의 첫 만남 75주년을 기념하는 엘베 강에서 성명을 내고 “‘엘베의 정신’은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가 어떻게 이견을 제쳐두고 신뢰를 쌓고 더 큰 대의명분을 추구하며 협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일부 관측통들이 이 성명을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개선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인홍(時殷弘)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지난달 26일 두 정상의 성명은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지만 미·러 정상 사이에는 개인적인 유대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 교수는 헤이룽장성의 코로나19 환자 속출에 대해 “러시아가 너무 일찍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해 러시아 내 중국인들에게 문제를 일으켰다”고 꼬집었다.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발생한 380건 이상의 확진 사례는 대부분 러시아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이 러시아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느슨해 상황이 엄중해져 중국에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외교 정책 싱크탱크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드미트리 트렌닌 소장 역시 “러시아와 중국 관계는 과거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으나,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양국의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한명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