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에 머리를 맞아 두부 골절상을 입은 롯데 자이언츠의 우완 투수 이승헌(22)이 수술을 피했다. 사고 당일 입원한 충남대병원에서 추가로 정밀검사를 실시한 뒤 소속팀 연고지인 부산으로 이동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롯데 구단은 18일 “이승헌이 두부 골절상에 따른 출혈 증세를 나타내 이날 오후 중 추가로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충남대병원에서 경과를 살핀 뒤 이동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헌은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원정경기에서 득점 없이 맞선 3회말 1사 1·2루 때 한화 이글스 타자 정진호의 직선 타구를 맞고 쓰러졌다. 공이 날아든 곳은 이승헌의 머리였다. 이승헌은 머리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고, 마운드 앞까지 들어온 구급차에 실려 충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중계방송 화면에서 이승헌의 머리로 공이 날아든 순간부터 구급차가 그라운드를 벗어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약 3분40초다. 이 경기를 TV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시청한 팬들은 이승헌을 구급차로 이송하는 속도, 혹은 들것으로 옮기는 과정을 놓고 문제를 제기했다. 비판적 의견의 대부분은 홈팀 한화를 향했다.
인기 팀 간의 경기인데다, 지난해까지 관중석으로 분산됐던 팬들의 실시간 반응이 무관중 생중계로 인해 인터넷상에 집중되면서 야구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포털 중계방송 대화창마다 ‘골든타임’ 논쟁이 벌어졌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이승헌이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상태지만, 아직 통증이 남았고 출혈 증세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